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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커피.

밤낮 2008/11/03 21:32

 




'뭐 한 몇년간 세숫대야에 고여있는 물마냥 그냥 완전히 썩어가지고
이거는 뭐 감각이 없어
비가 내리면 처마 밑에서 쭈그리고 앉아서멍하니 그냥 가만히 보다보면은
이거는 뭔가 아니다 싶어
비가 그쳐도 희끄므레죽죽한저게 하늘이라고 머리 위를 뒤덮고 있는건지

그건 뭔가 하기에는 뭔가 너무 낮게머리카락에 거의 닿게

조그만 뛰어도정수리를 쿵! 하고 찢을거 같은데
벽장속 제습제는 벌써 꽉차 있으나마나
모기 때려잡다 번진 피가 묻은 거울을 볼때마다어우! 약간 놀라
제 멋대로 구부러진 칫솔 갖다이빨을 닦다 보면은 잇몸에 피가 나게 닦아도
당췌 치석은 빠져 나올줄을 몰라
언제 땄는지도 모르는미지근한 콜라가 담긴 캔을 가져다 한모금
아뿔사 담배 꽁초가
이제는 장판이 난지 내가 장판인지도 몰라
해가 뜨기도 전에 지는 이런 상황은 뭔가'...

 

라는 나레이션을 가진 장기하와 얼굴들의 '싸구려 커피'로 시작한 아침.


12시 수업인데 지금까지 집에서 있는건 뭔가
이건 대학생이라고 하기는 뭔가
시한부처럼 한달남은 21살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쓰레기같으나 마나
먹을 것도 없어서 아침의 주린 뱃속을 검은 콩두유로 채우는데
돈도 없고 친구도 없고 마땅히 흥미있는것도 없고
그렇다고 오늘 하루 다 재끼고 보란듯이 자아성찰이나 하기에는 뭔가
그럴만한 대인배도 아니라는 슬픈 생각에 오히려 다자이 오사무가
절실히 그리워지는 이 계절은 약간 뭔가,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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